(오랜만의 글쓰기다. 대학원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블로그에 대한 신경을 전혀쓰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다른 신입사원인 B양이 나에게 신입사원이라 본인도 모르는 시장 사이즈를 본사에서 회신해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나에게 관련 자료가 있는지 확인차 사전에 문의해왔다.
물론 나는 일부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었고, 그걸 가지고 나만의 논리를 만들어 회신을 하였다.
구글의 황당한 입사 문제와 페르미 추정
가끔씩 신문이나 유튜브를 보면 구글 면접 문제라고 하면서 황당한 문제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걸 본 사람들은 댓글로 “저걸 어떻게 풀라는 거야?”라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맞다. 계산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런 문제들도 어떻게든 풀어서 답을 내야 한다.
우리는 구글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직장에서는 매일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다. 정해진 답이 없는 시장 데이터, 명확하지 않은 수치, 불확실한 정보를 가지고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떻게든 보고하고 업무를 종결시켜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ion)**이다.
페르미 추정이란?
페르미 추정은 주어진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논리적인 가정을 통해 대략적인 답을 추론하는 방법이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가 개발한 기법으로, 계산이 어려운 문제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보자.
시카고에 피아노 조율사는 몇 명이나 있을까?
이 문제를 들으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구글에 검색해봐야지."
하지만 검색할 시간이 없거나, 당장 상사가 “대략적으로라도 추정해봐”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페르미 추정을 이용하면 대략적인 답을 만들 수 있다.
- 시카고의 인구는 약 1,000만 명이다.
- 가구당 평균 인원수를 3명이라고 가정하면, 서울에는 약 330만 가구가 있다.
- 이 중에서 피아노를 보유한 가구는 약 5%라고 가정하면, 시카고에 있는 피아노는 16.5만 대다.
- 피아노 한 대당 1년에 한 번 조율한다고 가정하자.
- 한 명의 피아노 조율사가 하루에 5대의 피아노를 조율하고, 1년에 250일 일한다고 하면, 한 명이 연간 조율하는 피아노는 1,250대다.
- 따라서 필요한 피아노 조율사 수는 16.5만 ÷ 1,250 ≈ 132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합리적인 가정과 계산을 통해 대략적인 값을 도출할 수 있다.
직장인의 현실: 모른다고 하면 안 된다
B양처럼 신입사원들이 처음 부딪히는 난관 중 하나가 "시장 사이즈가 얼마냐?" 같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 "자료가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 "현재 A 시장의 인구는 X 규모이고, 이를 바탕으로 평균 가구수는 Y이며, 제품의 보급율이 약 00%로 가정해 이를 기반으로 추정하면 Z 정도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가지 답변의 차이는 크다.
후자는 데이터가 없더라도 논리적으로 접근해 답을 도출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상사는 정확한 수치를 원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인 근거와 방향성을 원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사실 물어보는 상사 본인도 모를뿐 아니라, 복잡한 생각 자체를 하고 싶어하지 않을것이다.)
결론: 답을 만들어내는 것이 직장인의 운명이다
구글 면접이든 회사이든 황당한 질문이라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페르미 추정처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가정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답을 만들어가는 연습을 하면, 업무에서도 훨씬 주도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결국, 직장인은 모른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신뢰를 얻는다.
이게 현실이다. 😭
"오늘도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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